[출애굽기 20:1-17] 십계명, 우리를 옭아매는 법일까 보호하는 선일까? (동네 축구에서 배운 은혜)

하나님께서 유일하게 직접 쓰신 말씀

지난주에는 1,500년 동안 40여 명의 저자에 의해 기록된 성경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대한 성경 중에서 유일하게 하나님께서 직접 쓰신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십계명’입니다.

십계명을 포함해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의 모세 5경을 우리는 ‘토라(Torah)’라고 부릅니다. 흔히 토라를 ‘율법(Law)’이라는 엄격한 단어로 번역하지만, 본래의 의미는 ‘가르침(Direction, Teaching)과 안내’에 가깝습니다. 절대 어기면 안 되는 숨 막히는 규범이라기보다는, 공동체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지침이었습니다.

동네 뒷동산 축구장에는 선이 없다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 뒷동산에는 잔디와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기울어진 그 야산에서 대충 돌 두 개를 세워 골대를 만들고, ‘저 나무에서 저 언덕까지’라고 암묵적인 경계선을 그어놓고 공을 찼습니다.

어느 날, 공을 뺏기지 않으려던 한 아이가 우리가 정해놓은 암묵적인 선을 한참 넘어 멀리까지 공을 몰고 갔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일제히 멈춰 서서 소리쳤습니다. “야! 너 뭐 하냐!”

우리의 축구에는 정확한 선도, 심판도 없었습니다. 골인지 아닌지 애매할 때는 친구들의 의견을 따르며 관계를 깨지 않는 선에서 타협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의 목적은 축구 시합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다치지 않고 재미있게 ‘노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십계명과 율법을 주신 목적도 이와 같습니다. 애굽에서 수백 년간 노예로 살며 매를 맞고 시키는 일만 하던 200만 명의 사람들이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체계를 잡고 함께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테두리’가 필요했습니다. 십계명은 그들을 징계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스러운 가이드라인이었습니다.

구원의 조건이 아닌, 사랑의 결과

유대인들은 율법을 잘 지켜 합격점을 받아야 구원을 얻는다고 오해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은 히브리 백성이 율법을 잘 지켜서 애굽에서 구원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전적인 은혜로 먼저 구원해 주신 후에 율법을 주셨습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에베소서 2:8-9)

따라서 토라는 구원의 커트라인이 아니라, 구원받은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삶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그 정신의 핵심은 바로 ‘사랑’입니다. 십계명의 1~4계명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 5~10계명은 이웃을 향한 사랑을 말합니다.

예수님이 완성하신 십계명: 행동에서 마음으로

예수님은 산상수훈을 통해 이 십계명의 진짜 의미를 완성하십니다.

  • “살인하지 말라” (6계명): 예수님은 단순히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을 넘어, 형제에게 ‘바보’라며 인격을 모독하는 자도 심판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지독한 왕따나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도 살인과 같다는 것입니다.
  • “간음하지 말라” (7계명): 예수님은 행동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음욕을 품는 것조차 간음이라고 하셨습니다. 내 곁의 사람들을 내 가족처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보호해 주라는 뜻입니다.

어머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은, 산통을 겪고 낳은 핏덩이 아기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습니다. 제삼자의 눈에는 그저 우는 아기일 뿐이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아이가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때론 제재하고 훈계하는 것, 그 밑바탕에는 지독한 사랑이 깔려 있습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세상의 문화는 끊임없이 우리를 세상과 똑같은 모양으로 빚어내려 합니다. 세상의 방식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안전하게 걸어가기 위해 우리는 늘 말씀을 거울삼아야 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우리를 얽매는 법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십계명) 안에서, 하나님과 이웃을 온전히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